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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골의 봄」(황종배)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1970
영어의미역 The Spring of Boksagol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구자룡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작가 황종배

[정의]

황종배가 경기도 부천의 옛 이름인 복사골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내용]

삼월이 가도 눈이 내린다 복사골에는

시린 가슴을 볕에 내놓을 만한데

푸르둥한 바람을 복사골은 안고 있다

마디마디 곪아 서있기 조차 힘겨울텐데

어느 실핏줄에서 돋은 정맥은

수갈래 가지를 두고 싹을 틔운다

회색 꿈 실어 콘크리트를 뚫고

흐드러지게 핀 도화(桃花)의 날개가

지천을 덮으면 어머니 치마폭에서는

풋복숭아 잔털이 허옇게 묻어내린다

세상에는 온통 꽃으로 만발하다

사월이 왔는데 꽃은 아니피고

성주산 들썩이는 소리만 요란하다

봄마다 앓고서 못배기는 복사골에

무슨 까닭으로

분홍빛은 도화향(桃花香) 산허리부터 덮는가

봄햇살 딛고 오신다면

풀어헤친 날올에 연등 걸어

버선발로 오셔도 좋아라

그믐 달 미소가 자비롭고나

[의의와 평가]

계절의 변화가 봄에는 꽃이 피게 하고 가을에는 낙엽이 지도록 하며 겨울에는 눈이 내리게 한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들, 꽃이 피고 해가 뜨거워지고 단풍이 들고 눈이 온들, 시인들이 시 속에서 노래해주지 않으면 이와 같은 계절의 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인들은 봄이 아니어도 시속에 꽃을 피우고 겨울이 아니어도 눈 내리게 하며 가을이 아니어도 낙엽지게 한다.

그래서일까. ‘삼월이 가도 눈이 내린다 복사골에는’이란 구절처럼 실제로 3월이 지나갈 무렵인 봄에도 눈이 내리는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되어도 시인이 이를 노래해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복사골에 복사골을 정말 진정으로 노래하는 시인이 없다면 복사골은 더 이상 의미도 없고, 더 이상 그리운 고향도 아니다. 아무리 복사골을 고향삼아 사는 사람이 많아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아도, 복사골을 노래해주지 않으면 복사골은 의미 없는 삭막한 도시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온통 꽃으로 만발하는 사월이 왔는데도 꽃은 아니 핀다니 이는 또 무슨 아이러니란 말인가. 성주산 들썩이는 소리만 요란한 복사골, 봄 햇살 딛고 버선발로 오셔도 좋을 시인이 우리의 복사골을 노래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꽃이 피는 사월이라도 복사골은 무의미해지리라.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노래해주는 시인이 있어 세상 속에서의 삶이 더욱 큰 의미를 가지게 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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