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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A020103
지역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심곡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강정지

깊은구지 밭에서 생산한 배추, 무, 상추 등 각종 채소의 경매가 이뤄졌지요. 전국 소매상인들이 몰려와 줄을 이었어요.”

깊은구지에는 각종 채소를 경매하던 채소 깡시장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인근 밭에서 생산한 배추, 무, 상추 등 각종 채소의 경매가 이뤄졌다. 하지만 채소시장 인근에 대형마트 등이 들어서면서 손님들의 발길도 뚝 끊겨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매출은 하루 평균 30~50만 원 정도를 올리고 있지만 전성기에 비하면 시원치 않은 것이라고 상인들은 푸념한다.

과일장사를 하는 송규원 할아버지는 깡시장에서 도매 업무를 하던 20년 전만 하더라도 물건 값이 저렴해 인근 도시에서 소매상인들이 몰려왔다고 한다. 그는 깡시장이 이전하면서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용산에 대규모 재래시장이 있었지만 서울 사람조차 부천시장의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이곳을 찾았다는 것이다.

현재는 도매시장 역할은 거의 사라지고 소매시장 기능으로 업종이 전환됐다. 따라서 야채, 곡물 등이 주 취급 품목이던 것이 생선은 물론 육류 등도 취급하고, 식품가게도 들어서면서 점차 종합시장으로 변모됐다. 다만 지금도 시장의 한쪽에서 새벽시장이 열리고 있어 인근 김포, 원당 등지에서 채소 상인들이 모여들고는 있다. 그러나 예전 같은 북적거림은 찾아보기 어렵다. 반입되는 물량도 적고, 찾는 상인이나 소비자들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 지역의 개발로 땅값이 올라 인근 지역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이 감소하면서, 예전에 감자나 호박, 오이, 시금치 등 손수 재배한 작물을 조금씩 가지고 나와 팔던 모습도 현저히 줄어들어 깡시장의 퇴색은 가속화 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요즘엔 야채를 판매할 때 상자 째 판매하는 이른바 ‘짝떼기’로 거래를 하지만 예전엔 한 단 혹은 낱개로 판매했다는 것이다. 판매시간에 있어 더디지만 마진은 더욱 좋았다고 시장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시장에서 취급하는 과일이나 채소의 품목에도 변화가 있었다.

“요즘 채미전 가게들은 산지에서 나오는 채소보다는 시류에 맞춰 멜론, 키위, 바나나, 파인애플 같은 외국산 과일을 판매하고 있어요.”(송규원, 소사테마거리 상인, 72세)

하지만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주된 판매 품목은 복숭아였다. 부천 복숭아는 안양의 포도, 수원의 딸기와 함께 경기도의 명품 과일로 알려져 시장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룰 만큼 유명했다.

이처럼 부천에 복숭아를 많이 재배하였던 것은, 한일합방을 계기로 현해탄을 건너온 많은 일본인들이 물이 잘 빠지는 남향의 완경사지대가 많은 이곳에 복숭아 묘목을 대량으로 심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부천 복숭아는 1925년부터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이 식량증산의 하나로 복숭아 재배에 주력한 것도 복숭아밭이 많아진 원인이었는데 1970년대 절정에 달했던 복숭아 재배는 1985년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 과정 속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많던 복숭아밭은 모두 아파트와 공장으로 변했고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정보제공]

  • •  송규원(소사테마거리 상인, 7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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