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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틀노래」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0805
영어의미역 Song of Loom
이칭/별칭 「베틀가」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유산/무형 유산
유형 작품/민요와 무가
지역 경기도 부천시 내동
집필자 정인영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요|노동요
형성시기 조선 후기로 추정
토리 경기토리
기능구분 노동요
박자구조 3분박 4박자
가창자/시연자 유수홍[내동]

[정의]

경기도 부천시 내동에서 부녀자들이 베를 짜면서 부르던 여성 노동요.

[개설]

「베틀노래」는 「베틀가」라고도 하는데, 전승 분포가 넓다. 현전하는 노래의 자료는 약 40수로, 그 중에서 부천 지역에서 전승·채록된 노래 자료는 1수이다. 여성 노동요 중에는 직조에 관한 노래가 많다. 직조 작업은 역사상 여성의 주요 노동 행위였으며 여성의 일과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했다. 그러므로 「베틀노래」는 광범위한 여성 향유층을 지니고 장시간에 걸쳐 불려졌다.

[채록/수집상황]

1988년 부천시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부천시사』에 실려 있는데, 부천시 내동에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유수홍[여, 67세]으로부터 채록하였다.

[구성 및 형식]

「베틀노래」는 구비문학 장르 중 가장 특이한 짜임을 가진 장르의 하나이다. 「베틀노래」의 이야기식 구성 방식은 일반적인 서사민요의 구조와 차이가 있다. 서사민요의 사건은 단순한 단일사건이며 일상적이고 현실적으로 전개되지만 「베틀노래」는 현실적이기보다는 허구적 요소가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베틀노래」에서 베를 짜는 인물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인간세계로 귀양 오거나 할 일이 없어 놀러 온 선녀이다.

이러한 관용적 표현은 「베틀노래」의 작품세계를 드러내는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베틀노래」는 현실적인 세계보다는 허구적인 세계를 반영함으로써 창자의 상상적 세계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부천시의 「베틀노래」는 ‘선녀’나 ‘죽은 남편’ 등의 관용적인 어구가 빠지고 ‘베짜는 아가씨’나 ‘어느 낭군’ 등의 어구가 삽입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세계를 구현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내용]

부천 지역 「베틀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베틀을 노세 베틀을 노세/ 옥란간에 베틀을 노세/ 오헤요 베짜는 아가씨/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누나// 이 베를 짜서 누구를 주나/ 마디마디 눈물이로다/ 에헤요 베짜는 아가씨/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누나// 낮에 짜면 일광단이요/ 밤에 짜면 월광단이라/ 일광단 월광단 다 짜서/ 어느 낭군에 드리려느냐”

전승되는 「베틀노래」전체를 유형 분류했을 때, 첫째는 베틀의 비유가 포함된 노래, 둘째는 “하늘에다 베틀 놓고 구름잡어 잉아 걸고”로 시작하는 노래, 셋째는 “낮에 짜면 일광단 밤에 짜면 월광단”이 중심이 된 노래, 넷째는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노라”를 후렴으로 한 노래로 나뉠 수 있다.

첫째 유형은 실을 만드는 과정이나 베틀을 차리는 모습 등이 앞쪽에 나타나고, 뒤쪽에는 베를 짜서 신랑의 옷을 만들어 기다리고 있는데, 신랑이 죽어서 칠성판에 실려 온다거나 내가 만든 옷이 얼마나 멋있냐는 등의 솜씨 자랑이 이어진다. 둘째 유형은, “하늘에다 베틀놓고/ 구름잡어 잉아걸고/ 고꼬락나발 연지북에/ 대추나무 바디집에/ 참배나무 부겨밀세/ 짤깍짤깍 짜너라니”와 같이 비교적 고정적인 노랫말로 시작하며, 이후 부음을 받는 내용이 이어지든가 “그 베 짜서 뭐할랑가”의 물음과 대답이 이어진다.

셋째 유형은, “오늘날도 하심심하여 베틀이나 놓아보세” 등의 서두로 시작하여, “낮에 짜면 일광단이요 밤에 짜면 야광단이라”는 내용이 공통으로 이어진다. 넷째 유형은 보통, “오늘도 하심심하니 베틀이나 놓아나 보자”의 서두로 시작하여 “낮에 짜는건 일광단이요, 밤에 짜는건 월광단이요”의 가사가 공통으로 들어가 있다. 또한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노라”가 후렴으로 들어가 있다. 부천 지역의 「베틀노래」는 넷째 유형으로, 이 유형 중에서도 서두가, “베틀을 놓세 베틀을 놔요 옥난간에다 베틀을 놓세”로 시작하는 유형에 속한다.

공통으로 들어가는 노랫말이, “낮에 짜는건 일광단이요 밤에 짜는건 월광단이요”라는 점으로 미루어 셋째 유형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유형에 “에헤야 베짜는 아가씨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노라”의 후렴구를 넣어 부르면 이 유형의 노래가 된다.

[의의와 평가]

부천 지역의 「베틀노래」는 후렴이 발달된 유형이다. 총 3연 중 1, 2연에 “사랑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노라”가 후렴구로 삽입되는 정형성을 보인다. 내용면에서도 “수심에 젖어 베짜는 아가씨, 마디마디 눈물을 흘리며 베짜는 아가씨, 그렇게 베를 짜서 어느 낭군에게 드리려느냐”로 끝맺는 논리 정연한 전개 양상을 보인다. 이는 경기민요의 함축적이며 정갈한 노래 특성이 묻어난 때문으로 생각된다.

「베틀노래」유형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상황은 이별의 상황이다. 일반적인 서사민요는 이별을 이야기하면서도 슬픔에만 빠져들지 않는 낙천성이 녹아 있지만 「베틀노래」에는 이런 낙천성이 부각되지 않는다. 서사민요는 비애로만 일관되지 않고 골계와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비판적 주제의 성립을 가능하게 해준다. 그러나 「베틀노래」에서의 슬픔은 단지 슬픔의 의미로 끝나며 비애로 일관하기 때문에 골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베틀노래」는 비교적 규방가사 쪽과 유사한 일면을 지닌다. 서사민요가 여성에게 가해지는 압제에 대해 적극적 항거의 면모를 보여준다면 「베틀노래」는 규방가사처럼 비애로 일관하는 소극적인 항거의 면모를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부천 지역 「베틀노래」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있다. 힘들게 일광단·월광단을 짜지만 다 짜서 줄 낭군이 없는 베를 짜는 아가씨의 비애가 담담하지만 강한 어조로 그려지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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