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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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富川中央公園 |
영어의미역 | Bucheon Jungang Par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중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정의]
김우진이 경기도 부천시 중동에 있는 중앙공원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3연 21행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천 중앙공원」은 도심 속 공원의 자연이 제공하는 휴식의 고마움을 노래하고 있다.
[내용]
부천에 가면 널찍한 공원 하나 있다
숲이 길을 내어 놓는다
무거운 몸을 푸는 한가한 도심 속의 쉼터
사람들이 놀다간 빈자리엔
비둘기와 참새 떼들이 날아와
사이좋게 아침을 쪼아대고
우둠지에 걸쳐놓은 까치집에서 생명의 숨소리가 들린다
겨울이면 수액을 끌어내려 더욱 키를 낮추던 나목들이
봄이면 온갖 꽃들로 아스라이 길목을 지키고
여름이면 늘 푸르름과 싱싱함이 있던 자리
오늘은 햇살 풀어놓은 나무 위에 시퍼런 육신의 세포들이
헤픈 바람에 스멀거리더니 시간을 허물어 어느새
여린 색깔로 물든 잎새들
가을빛 선율이 바이올린을 타고 있다
나는 정지된 빛깔과 소리
그 가운데를 휘적휘적 걷고 있다
분수대의 힘찬 물줄기는 허공에 뻗쳐올라
맥없이 부서지고
포식한 가을 만상과 절규의 빛깔
그들의 아픔만큼 아름다움을 토해내는
환장할 그 가을빛 속에 나를 익사시킨다
[의의와 평가]
공원과 나무 그리고 의자가 있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앉아 사는 얘기 풀어놓는 곳, 나무들 사이로 새도 날아다니고 그 안에 있으면 깊은 시름 잊게 되는 곳, 부천에 가면 중앙공원이 있다. 아파트 빌딩 숲 사이 바람이 모여 답답한 가슴속을 시원하게 불어대는 곳이다. 도시인들의 지친일상을 위로해주는 중앙공원은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자연이 살고 가을이면 잎새들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는 쉼터이다.
숲이 우리를 향해 길을 놓아주는 곳, 중앙공원의 환장할 그 가을빛 속에 시인은 스스로를 익사시키고 또한 그 가을빛 속에서 부천은 자연의 모습으로 환생한다.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의자 몇 개 놓여 진 공간도 공원일 정도로 공원이 필수품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이름 붙여주고 만들지 않으면 쉴 곳이 없는 것처럼 모든 것이 빽빽하게 들어찬 도시 안에서 이제는 공원만이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부천 중앙공원은 우리들 마음속에서 답답한 도시의 일상을 풀어놓을 수 있는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숨 쉬는 섬 같은 존재일는지도 모른다. 섬 안에 있으면 그것이 섬인지 모르는 것처럼, 그 안에 있으면 삭막한 도시를 잊게 되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있고 비둘기·참새·까치들이 날아다니는 생명의 숨소리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도시 위에 둥둥 떠 있는 환상의 섬 말이다. 그 환상이 분수대의 힘찬 물줄기처럼 허공에 뻗쳐올라 맥없이 부서질지라도 환장할 그 환상의 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