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전국 군현 지도집인 『광여도』 중 청도 지역의 지도.

[개설]

『광여도(廣輿圖)』 「청도군 지도」는 지금의 각북면, 풍각면, 각남면을 제외한 청도군 일대를 회화식으로 그린 채색필 사본 군현 지도이다.

[편찬/간행 경위]

18세기와 19세기 관찬에서 제작한 지도들을 살펴보면, 지리 정보를 표현하는 방법에서 형식적 차이가 있다. 이는 지도 제작의 통일성과 지도 판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리 정보의 기호화가 사용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국가가 합리적인 윤곽을 가진 기호식 지도집을 편찬하면서 과거 회화식 관찬 군현 지도집은 정책 자료로서의 의미를 가지기가 어렵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공적 통치력이 급속히 이완되는 19세기의 정치적 환경과 맞물리면서 18세기 제작되었던 회화식 군현 지도집이 민간에 유출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광여도』는 18세기 관찬에서 제작한 『해동지도(海東地圖)』 및 이와 유사한 지도들이 민간에 유출되면서 만들어진 지도집으로, 지도를 전체적인 형태를 살펴보면 그 윤곽이 『해동지도』와 유사하다. 그러나 『광여도』에는 『해동지도』에 빠져 있는 안음현(安陰縣)이 수록되어 있으며, 마테오리치의 「산해여지전도」 계열의 지도가 「천하도」라는 이름으로 실려 있다. 또한 충청도 편에는 노성(魯城)의 군현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노성은 원래 이산(尼山)으로 불렸던 곳으로, 1776년에 이성(尼城)으로 군현명이 바뀌었다가 1800년에 다시 노성으로 바뀐 곳이다. 『광여도』는 1800년에 바뀐 지리 정보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19세기 전반의 조선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여 제작한 지도로 추정된다.

[형태/서지]

『광여도』는 19세기 전반에 7책으로 제작된 전국 군현 지도집이다. 지도집은 경기도[1책], 충청도[2책], 전라도[3책], 경상좌도[4책], 경상우도[5책], 평안도[6책], 황해도[6책], 강원도[7책], 함경도[7책] 도 지도와 군현 지도, 그리고 주요 군사적 요충지 지도를 포함하여 총 381장의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청도군 지도」는 경상좌도에 수록되어 있다. 책 크기는 36.8×28.6㎝이다.

[구성/내용]

지도의 중앙에 붉은색 정사각형으로 표시된 읍치는 화양읍 서상리, 동상리 일대에 위치하고 있었다. 읍치 이외에 13개 방면은 황색의 직사각형으로 표시하였다. 청도의 지형은 사방이 모두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밀양강의 상류 청도천과 동창천이 사방에서 물을 받아 남쪽 밀양으로 빠져나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고을의 모습이 동서로 길게 누운 형태임에도 남북으로 길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지리상 서쪽이 현재 지도의 상단 기준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며, ‘읍치’라는 지명을 바로 세우면 동서로 길게 누운 청도군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도상에 표시된 ‘자(子)·묘(卯)·오(午)·유(酉)’는 12간지를 통해 지도의 방향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지리상의 방향과는 별개이다. 읍치는 환포형(環抱形) 형태의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남쪽에 진산인 오산(鰲山)이 표시되어 있다.

읍치가 다른 방면에 비해 2배 정도 큰 사각형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해동지도』등의 군현 지도에서 관아 등 읍치 안의 모습까지 상세히 묘사하는데 반해, 『광여도』 「청도군 지도」에서는 읍치(邑治)라는 지명만 표기하고 있다.

읍치 위쪽에 표시된 ‘고이서국(古伊西國)’이라는 지명은 『삼국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297년(신라 유례니사금 14) 신라의 금성(金城)을 공격한 나라이다. 『해동지도』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은 이 지명이 지도에 표기되어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그리고 읍치 아래쪽 자계 서원(紫溪 書院), 그 아래쪽의 남계 서원(南溪 書院)이 있으며, 지도 오른쪽의 운문사(雲門寺)가 표시되어 있다.

본 지도에서는 서원과 향교, 사창 등을 모두 같은 모양의 건물로 표시하고 있다. 지도 하단에 표시된 서창(西倉)은 사창을 표시한 것이고, 적천(磧川)은 오산 남쪽에 자리 잡고 있던 사원인 적천사(磧川寺)를 표시한 것이다. 그리고 읍치 위쪽에 방면과 같은 직사각형이지만 붉은색으로 표시한 성현역(省峴驛)은 16개의 속역(屬驛)을 거느린 찰방역(察訪驛)으로 지도상에 도로가 따로 표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지도상에 표시된 역원과 고개를 통해 도로망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광여도』 「청도군 지도」의 특징은 『해동여지도』의 여백에 기록되어 있던 주기가 도면과 별도로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주기에는 호구, 전결, 부세, 군정 등 군현의 사회 경제적 상황을 알려주는 항목들이 기록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광여도』는 관찬(官撰)으로 제작되었던 『해동지도』와 달리 민간에서 제작된 군현 지도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즉 관찬에서 제작된 군현 지도와 민간에서 제작된 군현 지도를 비교할 수 있는 자료로, 당시 청도군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지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