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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0446
한자 勞動運動
영어의미역 Labor Movement
분야 정치·경제·사회/사회·복지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기도 부천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진국

[정의]

경기도 부천 지역의 노동자 계층이 생활 조건을 유지·향상을 위해 벌이는 조직적인 운동.

[개설]

노동 운동을 자본가와 노동자 계급 모순의 관계에서 대립적 갈등의 시각으로 보는 부정적 측면도 있으나 약자인 노동자의 권리와 권익을 최대한 추구하고자 하는 활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하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했던 민족 해방 투쟁의 성격을 띠면서 노동 운동이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제국주의의 지배에 저항하는 좌파적 시각의 독립 운동과 중복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일제 하 식민지 지배에서 파생된 좌파적 성향의 노동 운동 현상은 향후 우리나라 노동 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또 다른 특색은 1972년 3선 개헌에 의한 장기 집권의 영향 하에서 민주화 투쟁의 일부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이후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으로서의 노동 운동은 우리 사회의 변화에 중요 변수로 작용하였다.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역사에서 부천 지역에서 발생한 노동 운동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천 지역은 중소사업체 수가 특히 많아 1970년대 노동 운동이 활발하였던 지역이다. 부천시는 1970년~1980년대를 거치면서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졌으며, 따라서 부천시 거주민 중 노동자의 비중 역시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러나 지역 내 산업의 영세성으로 인해 임금 및 근로 조건 전반에서 노동자의 노동 조건은 매우 열악하였다. 작업 중에 다치거나 부상당하는 노동자들이 속출하였으나 노동자들의 인권은 거의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1970~1980년대 시작된 부천 지역의 시민 사회 운동은 노동 운동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배경]

1961년 출범한 박정희 정부는 석유 화학 제품을 비롯하여 비료, 자동차, 선박, 합성 수지 제품 등과 같은 내구성 소비재 및 일부 생산재를 수입·대체하는 ‘수입 대체의 심화’와 섬유, 합판, 가발 등과 같은 경공업 제품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 지향적 산업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산업화 전략을 수립하였다. 이러한 정부 주도의 산업화로 우리나라는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2.1%(1971~1976년), 5.1%(1977~1981년)라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수출도 51.0%(1972~1976년)와 22.6%(1977~1981년)라는 비약적인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1973년 시 승격 당시 인구 6만 5천 명이었던 부천은 경인고속국도 개통(1976년)으로 도시 접근성이 좋아졌다. 특히 1970년대 서울의 성장 억제와 인구 분산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됨에 따라 공장의 설립과 인구의 유입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1998년에는 인구가 78만여 명에 이르게 된다. 25년 만에 12배의 인구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부천시는 무계획적 도시 발전으로 무질서한 시가지 및 주거지 형성은 물론 수많은 소기업의 창업과 폐업이 무질서하게 진행되어 부천 지역 공업의 안정 성장을 저해해 왔다. 또한 공업 지대의 무계획적 형성은 성장한 중견 기업들의 공장 확장을 어렵게 함으로써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게 하였다. 이러한 무계획적 도시 발전과 산업화는 산업 구조 취약을 동반하여 소기업 중심의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산업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다.

1987년 당시 부천의 기업체 수는 2,551개이고 종업원 수는 101,054명으로 집계되었다. 그리고 평균 노동자 수에 미치지 못하는 사업장도 다수 존재하였다. 또한 부천 지역 기업체의 노동자 수를 총괄해 보았을 때, 소기업(20인 이하)에 해당되는 기업의 비중이 전체 기업 중 44.9%를 차지하고 있어 부천 지역은 중소기업 중에서 특히 소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중소 규모 제조업체의 급증은 부천 지역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노동 조합 조직의 감소, 휴·폐업장의 증가, 고용 안정 문제 등 노동 운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전개]

부천에서 발생한 노동 운동을 1987년을 기점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1987년은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6·29선언’이 이루어진 시기이기 때문이다.

1987년 이전 부천 지역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경원세기 노동조합·대흥기계 노동조합·신한일전기 노동조합·성신 노동조합·신한주철 노동조합·삼양엔텍 노동조합 등이 결성되었으나 경찰과 안전기획부 그리고 회사 측이 통제하였다. 따라서 어용 노동 조합의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81년 9월 소위 ‘부천 지역 위장 취업자’ 제1호로 불리던 장민석이 경원세기에 위장 취업을 하는 등 신한일전기·반도기계·동양엘리베이터 등에 대학생들이 노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반은 전두환 정권의 철권 통치가 가장 심한 시기였기 때문에 노동 현장에 뛰어든 많은 활동가들은 현장의 일부 노동자들과 함께 권리 의식 및 정치 의식을 교류하며 향후를 준비하게 된다. 1986년 남성제화·한국피코·대하기계·우성밀러 등의 사업장에서 노동 현장에 뛰어든 대학 출신 활동가들이 1987년 이후 노동 간부가 되어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노동 운동의 발전과 민주화 운동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된다.

1986년부터 시작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안정’, ‘엔고에 따른 환율 조건 호전’, ‘국제 금리 인하’ 등의 3저 현상으로 경제적인 호황을 기록했지만 노동자와 서민의 생활 여건은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적 궁핍감만 더욱 높아졌다. 세계 최장 시간의 노동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업 재해를 기록하는 등 열악한 노동 현실에 대한 분노가 1987년 6월 항쟁으로 확대되었다.

부천 지역에서도 우성밀러를 시작으로 30여 개의 노조가 파업 투쟁을 벌였으며, 65개에 이르는 신규 노조가 결성되었다. 우성밀러의 노동자들은 상여금도 없이 소위 ‘개밥’이라고 불리던 회사 밥을 먹고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등 열악한 근무 조건에 처해 있었다. 우성밀러 노동자들은 식당 개선과 상여금 200%의 신설을 요구하며 투쟁에 돌입했고 파업 6일 만에 목적을 달성하였다. 이후 198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부천 지역 노동 운동은 근무 환경 개선,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업주와의 대화, 타협, 갈등이 지속되었다.

다음의 표는 부천시 노동 조합 현황 및 조합 수, 사업체별 주요 노동 조합 현황에 대한 것이다. 부천시의 경우 소규모 사업체에 종사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 특히 부천시 제조업의 경우 소규모 영세 기업이 많으므로 전국이나 선진국에 비하여 일자리 창출 및 소멸이 더 빈번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특징]

부천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부천지부[부천노총] 내에서도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노동 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대부분의 노동 조합들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잔류하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창립에 동참한 노동 조합은 유성기업 하나밖에 없었다. 여타 지역에 비해 부천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으로의 이탈이 미미하였다. 부천 지역 노동 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첨예한 조직적 대립·갈등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는 공동 투쟁을 가장 모범적으로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동 투쟁을 조직하는 정신이 부천 지역 노동 운동의 발전을 담보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노사정협의회 활동]

지역 노사정협의회는 ‘노사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9조와 동시행령 제16조에 근거하여 전국에서 광역 지방자치단체 16개와 기초 지방자치단체 45개에서 운영되고 있다. 부천지역노사민정협의회는 1999년 5월 31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생되어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의 선언적 의미의 지역 노사정협의회 성격과 노사 관계 중심으로부터 지역 경제 개발과 노동 시장 활성화로 그 성격을 확대하는 단계에 있다.

부천 지역 노사정협의회의 탄생은 부천 지역의 노사정 각 주체의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의지의 결집을 통해 나타난 결과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 비하여 상당한 업적을 이루어냈다. 노사정 화합 체육 대회, 택시업종 협의회 구성 및 회의, 근로자 실무 교육 등 노사 관계 개선 및 화합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부천에 산재해 있던 소규모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동 운동 속에서 부천 공업이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부천은 현재 로봇 산업 등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새로운 부천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노사 관계가 대립과 갈등이 아닌 타협과 협조를 통한 새로운 노사 관계 정립의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히 노사 관계 개선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때 노사 관계의 대립적 요소는 완전히 배제한 채 화합과 협력만을 강조하는 이념적 접근은 지양해야 할 사고이다. 노사관계는 대립과 협력이라는 양면성이 있음을 전제해야 하므로 파업이나 노동 쟁의가 발생하면 노사 관계가 실패한 것으로 간주되는 단편적 시각으로의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참고문헌]
[수정이력]
콘텐츠 수정이력
수정일 제목 내용
2014.03.10 내용 중 기관명 변경 삼양중기->삼양엔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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