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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구지에서 솔안말까지」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01948
영어의미역 From Gipeunguji to Soranmal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구자룡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작가 김철기
창작연도/발표연도 2003년 12월 15일연표보기

[정의]

2003년 김철기가 경기도 부천시에 속한 지역들의 옛 지명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구성]

7연 32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

소사읍이 갓 부천시가 되던

신출내기 지명만큼

수줍음의 새신부로 입성하여

복숭아밭 중턱 땅 고르고 다져 튼 둥지에

성주산 산비탈을 타고 철은 바뀌고 바뀌고,

꽃향 속에 새소리 문전까지 넘나들던

전원도시 안쪽 깊은구지

태생도 파랗게 눈시린

딸 아들 생가를 불밝혀

흥겨운 꽃잔치 시 짓고 그림 그리고

결고운 인정도 핀다

마을 밖은 수월찮이 떠들썩한 외계련들

따스한 웃음 반석으로 굳히기 십 년도 잠깐인데

신열 끓어 몸살 앓던 세월에는

잠시 몸 숨겨라도 볼까 기웃대며

이역만리 배회하고도

못 떨칠 정줄에 되감겨 찾아온

언덕배기 너머 여전히 남부 솔안말

옮겨앉은 마천루 층층마다 열린 창가에

트인 부천벌이 한눈에 들었네

부리도 날개도 여린 아기샌가 싶던

내 아가들 성년 맞이하니

또 한 번 강산이 변했는가

금지옥엽 꽃숭어리냐

마음에 새긴 이름 하 많으리

깊은구지에서 솔안말까지

발 끝에 채인 보도블록 하나인들

삼십 년 숨결 나눈 행적의 정표여라

흘러간 시간의 길이만큼이나

가슴폭은 넓어지고

급물살 지치며 도도히 미래를 내달음에 어울려

옛물 짙게 배인 부천토막이가 되어간다네

[의의와 평가]

많은 시인들이 변해 버린 고향을 안타까워하고 너무 빠른 세월을 원망하면서 옛 고향의 좋았던 과거만을 그리워하며 머무는 것과는 달리 김철기의 시에서는 과거에만 머무는 제자리걸음의 표현이나 느낌을 찾을 수 없다. 시 내용 속의 깊은구지는 현재의 심곡동이고 솔안말은 현재의 송내동으로 잘 쓰이지 않는 옛 지명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과거만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시에서 솔안말은 고향의 지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식이 태어난 눈 시린 태생지이며 그것이 행복의 시초이므로 고향이 변하든 안 변하든 그건 상관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원도시 대신 마천루가 생겨났지만 그 마천루 ‘층층마다 열린 창가에 트인 부천벌이 한눈에 들어’, ‘보도블록 하나인들 삼십년 숨결 나눈 행적의 정표여라’ 등과 같은 표현처럼 현재의 모습 또한 좋은 풍경으로 받아들이면서 옛 기억과 현재의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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