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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춘의동의 상징, 백시멘트 공장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C020102
지역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상원

공업도시 이미지로 탈바꿈한 초록마을

춘의동 주민들이 기억하는 공단의 이미지는 최근 2~30년 전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미 해방 직후부터 겉저리와 양지마을 사이 평지에 공단 바람이 불어 삼보판지를 비롯한 유니온 백시멘트와 신흥정밀, 극광전기, 낫소 등의 공장 등이 들어섰다고 한다.

“1980년대쯤 공장이 많이 들어섰어요. 여기가 왜 공업지역이냐 하면, 백시멘트공장이 여기에 있었거든요. 또 물건을 생산하면은 기차나 화물차로다가 운반해야하는데 김포 가는 철도를 여기서 따가지고 와야 했으니까요. 그래 공장이 제일 먼저 들어오고 하니까 처음부터 공업지역이 된 거에요.”(한기원, 당아래 주민, 1932년생)

물론 먼지가 많이 날리는 백시멘트 공장과 같은 공해 업체는 많이 사라지거나 인천 남동공단을 비롯한 다른 공단지역으로 이주하기도 했지만 삼보판지의 경우 근처에 제2의 공장을 세우고 규모를 더욱 확장하기도 했다. 한때 백시멘트 공장 같은 경우는 춘의동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부인의 시선일 뿐, 정작 토착민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긴 공장으로 인해 많은 괴로움을 겪었다.

“버스정류장에서부터 우리 집에 이르는 길 좌우엔 크고 작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에 담벼락이 길고 또 우중충하다. 어떤 오래된 공장들은 공장이라기보다 버려진 폐가 같다. 실제 다른 곳으로 이사했거나 부도를 맞아 속이 텅 빈 공장도 더러 있다. 루핑을 해 얹은 지붕엔 여러 해 쌓인 아카시아 잎새들이 썩고 있는 중이고, 부럭으로 쌓은 공장외벽을 칠한 페인트는 푸실푸실 떨어져 오히려 볼썽사나울 뿐 아니라, 길은 군데군데 패어 물웅덩이도 적지 않다. 쓸 만한 공장들은 이미 외곽의 신흥공업단지로 이사해갔기 때문에 춘지봉 기슭에 남은 공장들은 간헐적으로 서 있는 늙은 아카시아 그늘에 싸여 유난히 더 음습해 보인다.”

박범신 작가의 증언에 덧붙이자면 대도시 외곽 농촌지역에 위치한 공장들 중에는 등록하지 않은 공장의 비율이 높아서 법적인 문제를 야기하였을 뿐 아니라, 대도시 내에 입주하기 어려웠던 공해배출업체도 많아서 지역의 환경오염을 가속화시켰다. 공업화 속에서 천혜의 자연마을이었던 평화로운 시골이 버려진 폐가처럼 음습하게 변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얼마가지 않아 초록마을 이미지였던 춘의동은 한 순간 공업도시 이미지로 탈바꿈하였다. 이는 도시개발 차원에서 보면 눈부신 성장이었지만 마을주민들의 생활사에 있어서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아찔한 순간이기도 했다.

[정보제공]

  • •  한기원(당아래 주민, 1932년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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