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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C020203
지역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상원

우(雨)여곡절 끝에 조성된 부천종합운동장

부천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지는 크게 두 개의 동선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부천종합운동장 주위에 포진한 박물관 지구이고 또 하나는 부천체육관을 중심으로 위치한 영상문화단지다.

특히 부천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한 춘의동 일대에는 만화, 자연, 과학 등을 주제로 한 일곱 개의 전문 박물관 이외에도 놀이, 체육시설을 갖춘 레포츠공원과 진달래꽃동산이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일반적으로 종합운동장은 해당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체육공간으로 이용하는데 비해서 부천은 박물관지구를 집중, 특화시킨 점이 차별화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부천종합운동장의 기공식을 맡은 담당자가 직접 해답을 내놓았다.

“운동장이 거기 35,000석 운동장이거든요. 그러니깐 일 년에 몇 번 못쓴단 말이에요. 거의 이용되지 않는 공간이니까 그 밑에 유휴공간을 박물관으로 임시로 활용한다고 봐야지요. 하지만 거기 계속 있을 건 아니고, 언젠가는 나와야지요.”(박광천, 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실제로 도시마다 모두 들어서 있는 종합운동장은 연간 이용율이 10%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지비와 시설보수에 해마다 수십억 원의 세금이 낭비되는데 비해 그 이용도는 현저히 낮은 것이다. 넓은 종합공간을 방치해 공간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주민들에게 유용한 공간을 제공해야 하는 책임이 뒤따른다.

“종합운동장은 부천시에 없다고 해서 해놨는데 관리하는데 예산이 엄청 들어갔어요. 옛날 부천이 공장 지역으로 유명했을 때, 그러니까 시 재정이 그래도 전국에 몇째니 하고 그랬었을 때는 운영할 만 했는데 지금은 많이 부담이 가죠.”(이정웅, 겉저리 주민, 1939년생)

부천종합운동장이 만들어질 당시 직접 기공식을 맡아서 한 박광천[부천문화원 사무국장]씨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제가 문화체육과장할 때 일이에요. 당장 내일 열 시가 기공식인데, 오늘 오후부터 비가 그냥 쏟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옥상에 올라가서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지고 높이 들어봤어요. 침을 묻히고 이렇게 들고 있으면 찬바람이 부는 위치를 알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새벽에 남서풍 남동풍이 불다가 북동풍이 불더라고요. 이게 바람이 북동풍이 분다면 비가 안 온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더니 정말 새벽에 비가 그쳤어요. 그래 4시 반쯤 갔더니 비는 그쳤는데 바닥이 철퍼덕 하는 거예요. 대충 부지만 조성했으니까 흙길에 물이 고인 거죠.”(박광천, 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갑자기 들이닥친 폭우로 행사장이 그만 물난리가 났다. 기공식 사회를 맡기로 한 박광천 사무국장은 새벽까지 잠을 설치며 일기를 관측하다가 비가 그치자 행사를 무사히 마쳐야겠다는 생각에 급히 대응책을 마련했다.

“그 때 당시에 청소대행업체 염재선 씨라고 있었어요. 그 양반한테 전화해서 청소대행업체 화물차 20대를 빌렸어요. 또 그 때 김계월 씨라고 건설공사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그분에게 포클레인하고 장비를 빌려서 모래를 한 60차를 갖다가 깔은 거야. 그리곤 기공식 한 거 아니에요.”(박광천, 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부천종합운동장 기공식에 초청된 인원만 3천여 명. 이미 예약한 음식과 기념품만 해도 상당했다. 그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하루 종일 동분서주했다. 행여 다시 비가 올까 애를 태우던 그는 전쟁을 치르듯이 행사를 끝냈고 다행히 부천종합운동장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받으면서 첫 삽을 떼었다.

“사람들은 당시 상황이 긴박했다는 사실을 몰라요. 시민들은 그냥 공사장에서 모래 깔았겠지 하고 생각했을 거예요. 내가 새벽 4시 반, 5시에 나가서 10시 안에 공사했다는 것을 누가 알겠어요. 그런 고생한 것은 몰라요.”(박광천, 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이렇게 우(雨)여곡절 끝에 기공된 부천종합운동장은 체육공간으로서의 일상적 활용도는 그다지 크지 않다.

“전 사실 시·군별로 운동장을 다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을 안 합니다. 부천 같으면 뭐 시흥, 광명, 김포 지금 다들 가까이들 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권역별로 만들어서 활성화해서 쓸 수 있는 빈도를 높여서 해야 경제성이 있지 시군마다 잔뜩 만들어 놓고 뭐 크기만 자랑하는 거지... 뭐 4만석짜리다, 5만석짜리다 크기 자랑할게 아니거든요.”(박광천, 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얼마만큼 자주 쓰느냐, 활용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과시적인 행정에 치우칠 수 있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종합운동장의 각 공간을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천종합운동장은 시민들을 위한 알짜배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제공]

  • •  박광천(부천문화원 사무국장, 1942년생)
  • •  이정웅(겉저리 주민, 1939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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